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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장보다 오래 남는 것

태국 실업자 44%가 갓 졸업한 청년… AI 시대, 국제학교 학부모가 학교에 물어야 할 세 가지

졸업장 옆의 실습 도구와 공책으로 배우는 힘을 표현한 실사풍 AI 이미지
Google Gemini로 생성한 실사풍 AI 참고 이미지입니다. 실제 인물·사업장이나 보도 현장을 촬영한 사진이 아닙니다. · M31 NEWS · Google Gemini AI 제작

태국 청년 실업 숫자가 다시 커지고 있다. 카시콘리서치센터가 이달 초 낸 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태국의 실업자는 40만 1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0% 늘었다. 일곱 분기 만에 가장 많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그 구성이다. 20~24세 신규 졸업자가 실업자의 44%, 약 17만 4천 명을 차지했다.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C) 통계에서도 학력별로는 대졸자의 실업률이 가장 높았다.

일자리가 없어서만은 아니다. 같은 분석은 2025~2029년 태국에 고숙련 인력 약 110만 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요의 70% 가까이는 항공·물류, 스마트 전자·로봇, 디지털 산업에 몰려 있다. 그런데 졸업생의 60% 이상은 인문·사회 계열이고, 이공계 비중은 2020년 23.2%에서 2025년 22.3%로 오히려 줄었다. 사람은 남는데 쓸 사람은 모자란 셈이다.

10월 20일 방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태국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 사무차관은 4년짜리 교육과정이 1년이면 바뀌는 기술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래서 특정 기술보다 적응력과 성장하는 태도를 길러야 하고, 그 힘은 인턴십과 프로젝트, 문제 해결형 수업에서 나온다고 했다. 태국 대학 프로그램 가운데 현장형 비중은 두 해 전 30~40%에서 지금 절반 정도로 늘었고, 정부는 거의 전부로 넓히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교육부도 올해 안에 교사와 학생을 위한 AI 학습 틀을 만들고, 초등 단계부터 미디어·AI 문해력을 가르치겠다고 밝혔다.

이 흐름은 국제학교를 고민하는 한국인 학부모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어느 커리큘럼인지, 졸업생이 어느 대학에 갔는지로 학교를 고른다. 그러나 대학 이름이 첫 직장을 보장하던 시절은 태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저물고 있다. 영어로 공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차별점이 되기 어렵다. 앞으로는 무엇을 아느냐보다 낯선 문제 앞에서 어떻게 배우고 움직이느냐가 아이의 경쟁력이 된다.

학부모가 지금 확인할 일은 세 가지다. 첫째, 학교의 AI 사용 원칙을 물어보자. 금지만 하는지, 쓰는 법과 검증하는 법을 가르치는지, 과제를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으로 평가하는지가 핵심이다. 둘째, 교실 밖 배움의 기회를 살펴보자. 실제 문제를 다루는 프로젝트, 지역 기업이나 기관과의 연계, 봉사와 탐구 활동이 교과 시간표 안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요청하면 된다. 셋째, 진로 상담이 대학 입시에서 끝나는지 확인하자. 졸업생이 어떤 전공을 골랐고 그 선택을 어떻게 도왔는지 설명할 수 있는 학교라면 믿을 만하다.

학교에는 바라는 점이 있다. 입시 실적 못지않게 AI 교육 방침과 진로 지도 방식을 공개적으로 설명해 주었으면 한다. 태국 정부에는 AI 학습 틀과 현장형 교육 확대를 공립과 대학에만 묶어 두지 말고, 국제학교 학생도 태국 산업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통로로 넓혀 주기를 바란다. 이 나라에서 오래 공장을 운영해 온 사람으로서, 기업이 찾는 인재는 졸업장보다 배우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학비 고지서에 적힌 숫자는 몇 년이면 끝난다. 아이가 그 시간 동안 익힌 배우는 방식은 평생 간다. 학교를 고를 때 물어야 할 것은 결국 하나다. 이 학교는 아이에게 정답을 가르치는가, 답을 찾는 법을 가르치는가.


M31 SCHOOL에 먼저 게재된 오피니언을 필자명과 원문을 유지해 함께 싣습니다.

원문 발행일: 2026-10-26T22:53:44.912Z · M31 SCHOOL 원문

참고 자료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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