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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영향력 있는 100명의 태국인들 · 사회

99위 · 에까뽄 짠타웡 — 어둠 속에서 아이들을 지킨 코치 엑

태국의 영향력 있는 100명의 태국인들 | 탐루앙 동굴의 생환과 무국적자의 삶을 세상에 드러낸 유소년 축구 지도자

동굴 안에서 어린 축구선수들을 돌보는 코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일러스트
코치 엑의 삶과 탐루앙 동굴 생환을 주제로 제작한 상징 일러스트. 실제 인물의 사진이나 당시 현장 기록이 아닙니다. · M31 NEWS · AI 제작

에까뽄 짠타웡 (เอกพล จันทะวงษ์, Ekapol Chantawong, ‘코치 엑’)

가족을 모두 잃은 아이

에까뽄 짠타웡은 태국 최북단 치앙라이 주 매사이에서 성장한 타이르(Tai Lue) 소수민족 출신입니다. 중국 남부와 미얀마, 라오스, 태국 북부를 오가며 살아온 국경 지역 공동체의 일원인 그는, 태국에서 살아가면서도 오랫동안 국적 서류를 갖지 못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가족을 잇달아 잃었습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열 살 무렵 집안을 휩쓴 병으로 일곱 살 남동생과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이듬해에는 아버지마저 숨졌습니다. 이후 할머니와 친척들이 그의 삶을 지탱했습니다.

절에서 보낸 시간

가족을 잃은 뒤 그는 어린 나이에 사미승으로 출가했습니다. 출가 시점에 관한 보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사원에서 오랜 기간 생활하며 명상을 익혔다는 점은 여러 기록에 공통으로 등장합니다. 절은 그에게 거처이자 배움터였습니다.

동료 사미승은 그가 명상과 트레킹, 자연 속 생활을 좋아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정식 승려가 되기 전에는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승복을 벗고 매사이로 돌아왔습니다. 2018년 사고 당시 보도는 그 시점을 약 3년 전으로 설명합니다.

이후 그는 사원 일을 거들면서 지역 유소년 축구클럽 ‘무빠(와일드 보어)’의 보조 코치가 됐습니다. 절에서 익힌 마음을 다스리는 법은 훗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바탕이 됐습니다.

아이들이 따르던 코치

무빠 아카데미는 국경 마을 아이들이 모여 축구를 하던 작은 클럽이었습니다. 엑은 주로 어린 선수들을 맡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실력이 부족한 아이에게도 시간을 내주는 인내심 많은 지도자로 기억했습니다.

그의 일상은 아이들과의 훈련으로 채워졌습니다. 친구와 학부모들이 전한 이야기에는 자신보다 아이들의 형편과 안전을 먼저 살피는 모습이 반복됩니다. 어린 나이에 가족을 잃었던 경험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그의 삶에서 중요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2018년 6월 23일, 동굴 속으로

그날은 토요일이었습니다. 연습을 마친 엑과 11~16세 선수 12명은 도이낭논 산맥 아래 탐루앙 동굴로 들어갔습니다. 이어진 비로 동굴 통로가 물에 잠기면서, 13명은 밖으로 나올 수 없게 됐습니다.

동굴에 들어간 구체적인 동기에는 여러 보도가 있습니다. 다만 유소년 선수들과 보조 코치가 탐방 도중 고립됐고, 구조가 장기간 이어졌다는 것이 확인되는 사건의 뼈대입니다. 탐방을 결정한 판단과 고립된 뒤의 대응은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둠 속 9일, 그리고 엑의 역할

2018년 7월 2일, 영국 다이버들이 동굴 깊숙한 곳의 진흙 둔덕에서 이들을 찾아냈습니다. 실종 뒤 약 9일이 지난 때였습니다. 엑은 아이들과 함께 있던 유일한 성인이었습니다.

당시 구조 관계자와 주변인들은 그가 아이들의 불안을 가라앉히고 체력을 아끼도록 도왔다고 전했습니다. 명상과 호흡을 활용해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고, 제한된 먹을거리와 물도 아이들에게 먼저 돌아가게 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발견 당시 그의 몸 상태가 아이들보다 좋지 않았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그의 사원 생활 경험이 생존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는 이런 대응에서 나왔습니다. 다만 생환은 코치 한 사람의 공로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 자신의 인내와 협력, 그리고 태국과 여러 나라에서 모인 잠수사·의료진·군인·기술자·자원봉사자의 노력이 함께 만든 결과였습니다.

편지 한 장

생존 확인 후에도 곧바로 동굴을 나올 수는 없었습니다.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다이버들은 안팎으로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엑은 부모들에게 사과하고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7월 7일 공개된 부모들의 편지에는 아이들을 잘 부탁하며 지나치게 자책하지 말라는 위로가 담겼습니다. 위험에 빠진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과, 그 곁을 지키는 어른을 믿으려는 마음이 함께 드러난 장면이었습니다.

이 편지는 태국 안팎에 큰 울림을 줬습니다. 실수의 책임을 묻는 질문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당장 동굴 안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또 다른 질문을 보여 줬습니다.

영웅이라는 평가와 판단의 책임

우기에 위험해질 수 있는 동굴로 아이들을 데려간 판단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반면 고립된 뒤 아이들을 돌보고 침착함을 유지하도록 도운 행동은 널리 평가받았습니다. 이 두 측면은 서로를 지워 버리지 않습니다.

그를 영웅과 책임자 가운데 하나로만 규정하면 사건의 복잡함을 놓치게 됩니다. 잘못된 판단을 되짚는 일과, 그 뒤에 보여 준 보호자의 역할을 인정하는 일은 함께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이어진 구조 작전 끝에 선수 12명과 코치 전원이 살아서 나왔습니다. 엑은 마지막 구조일인 7월 10일에 구조됐습니다.

구조 이후: 승복과 국적

2018년 7월 25일, 구조된 아이 11명은 구조 활동 중 숨진 사만 꾼안을 기리며 사미승으로 출가했습니다. 불교 신자가 아닌 선수 한 명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엑은 별도 의식에서 정식 승려로 계를 받았습니다.

같은 해 8월 8일에는 엑과 선수 세 명이 태국 국적을 받았습니다. 매사이 지역 당국은 관련 자격과 증빙을 확인한 뒤 신분증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생환 과정에서 널리 알려진 무국적 문제가 실제 신분의 변화로 이어진 날이었습니다.

이 일을 단순히 ‘영웅이 됐으니 받은 보상’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국적 취득에는 개인별 출생·가족관계·거주 등에 관한 확인 절차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사건은 태국 국경 지역에서 오래 살아도 충분한 신분 서류와 권리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의 현실을 국제사회가 돌아보게 했습니다.

세상으로 나간 와일드 보어

구조 이후 엑과 선수들은 해외 행사와 방송에 초대받았습니다. 축구를 통해 이어진 만남은 국경 마을의 작은 팀을 세계 무대와 연결했습니다. 미국 방송 출연과 유명 축구선수들과의 만남도 그 과정에 포함됐습니다.

탐루앙 사건은 이후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영화 「Thirteen Lives」 등으로 여러 차례 다뤄졌습니다. 각 작품은 구조 작전과 동굴 안에서의 생존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조명하며, 엑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소개했습니다.

그 이후의 삶

구조 1주년 무렵 엑은 유소년 축구팀을 키우고 어린 선수들의 실력을 기르는 일에 뜻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이후에도 그의 이야기는 매사이의 축구와 아이들 곁으로 이어졌습니다.

2023년에는 슬픈 이별이 이어졌습니다. 구조 작전을 이끌었던 나롱삭 오솟타나꼰 전 주지사가 6월 세상을 떠났고, 엑과 생존자들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앞서 같은 해에는 팀 주장이던 두앙펫 ‘둠’ 쁘롬텝이 축구 유학 중이던 영국에서 숨졌습니다. 엑은 고향으로 돌아온 제자를 추모하는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그가 남긴 의미

에까뽄 짠타웡의 이야기가 오래 남는 이유는 위기 속 보호자의 역할과, 국경 지역 무국적자의 삶이라는 두 질문을 함께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굴에 들어간 결정은 되돌아봐야 할 판단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버틴 시간 역시 사라지지 않는 그의 삶의 일부입니다. 사람을 이해하려면 어느 한 장면만으로 전부를 설명하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의 국적 취득은 또 다른 물음을 남겼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자라고 일하며 아이들을 돌보던 사람이 서류상으로는 충분한 권리를 갖지 못했던 현실입니다. 거대한 구조 작전이 끝난 뒤에도, 그 질문은 국경 마을의 일상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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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인물 소개입니다. 해석과 평가는 필자의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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