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회
개교식의 박수보다 5년 뒤의 교실
영국 명문교 이름 단 신설 국제학교 잇따라… 학부모가 입학 전 확인할 세 가지

올가을 방콕과 동부 지역에서는 영국 명문 사립학교의 이름을 단 국제학교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방콕의 한 학교가 첫 학기를 마친 뒤 공식 개교 기념식을 열었고, 11월 초에도 또 다른 영국계 학교의 공식 개교 행사가 예정돼 있다. 태국 경제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에도 여러 학교가 새로 문을 열었고, 이 가운데 일부는 중등이나 상급 과정을 2027년, 2028년에 단계적으로 열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카시콘리서치센터는 올해 태국 국제학교 수가 약 5.3% 늘어난 반면 학생 수 증가는 약 3.8%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학교당 평균 학생 수는 줄어드는 추세이고, 방콕의 2026/27학년도 학비 인상률은 약 5%로 전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새 학교는 늘고, 학생을 모시려는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는 뜻이다.
학부모 입장에서 신설 학교는 매력이 분명하다. 새 시설, 익숙한 이름, 개교 초기의 작은 학급. 그러나 새 학교에는 아직 없는 것이 있다. 졸업생이 없고, 상급 학년이 없고, 몇 해에 걸친 운영 기록이 없다. 지금 초등 저학년 아이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5년 뒤 그 아이가 올라갈 교실은 아직 지어지지 않았거나 교사조차 뽑히지 않은 상태일 수 있다. 학교를 고르는 일이 사실상 한 학교의 미래 계획에 함께 투자하는 일이 되는 셈이다. 학생 모집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그 계획이 예정대로 굴러갈지는 더 따져 볼 문제가 된다. 특히 중간에 귀국이나 해외 진학을 염두에 둔 한국 가정이라면 상급 과정의 운영 여부가 진로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
그래서 신설 학교를 고민하는 가정이라면 지금 세 가지를 확인해 두기를 권한다.
첫째, 학년 개설 일정을 문서로 받아 두라. 우리 아이가 중등, 상급 과정에 진입하는 해에 그 학년이 실제로 열리는지, 열리지 않을 경우 학교가 어떤 대안을 제시하는지 묻고 답을 기록해 두어야 한다. 설명회의 구두 약속은 해가 바뀌면 흐려진다.
둘째, 이름과 운영 주체를 구분해서 보라. 해외 명문교의 이름을 쓰는 방식은 학교마다 다르다. 본교가 교육과정과 인사에 얼마나 관여하는지, 태국 내 인가를 받은 운영 법인은 어디인지, 국제 인증 평가는 언제 받을 계획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태국 사립교육위원회(OPEC) 인가 여부는 가장 기본적인 확인 사항이다.
셋째, 학비 인상의 원칙을 물어보라. 개교 초기의 학비와 입학 조건이 몇 해 뒤에도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시장 전체의 인상률이 높아지는 지금, 연간 인상 폭을 어떻게 정하는지, 형제 할인이나 장학 조건이 계속 유지되는지 미리 들어 두는 편이 낫다.
학교와 정부에도 바라는 점이 있다. 신설 학교는 학년 개설 계획과 지연 시 대응 방안을 입학 서류에 분명히 담아 주기 바란다. 태국 교육 당국도 학교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학교별 인가 범위와 학년 개설 현황을 학부모가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공개해 주면 좋겠다. 정보가 투명할수록 좋은 학교가 더 빨리 신뢰를 얻는다.
공장을 세울 때도 첫 해의 설비보다 십 년 뒤의 운영을 먼저 따진다. 학교도 다르지 않다. 개교식의 박수는 하루면 끝나지만, 아이의 학교생활은 십 년 넘게 이어진다. 새 건물의 빛보다 몇 해 뒤의 교실을 먼저 물어야 한다.
M31 SCHOOL에 먼저 게재된 오피니언을 필자명과 원문을 유지해 함께 싣습니다.
원문 발행일: 2026-10-27T22:53:37.526Z · M31 SCHOOL 원문
참고 자료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