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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는 내렸고, 공장의 연료는 그대로다

경유 42.54바트와 1,000억 바트 기금 적자 사이에서 중소 제조업이 준비할 것

가상의 성인 물류 작업자들이 공장 출하장에서 배송 트럭 옆 운반대에 상자를 모아 싣는 모습.
AI로 만든 개념 이미지입니다. 인물과 공간은 가상이며 실제 공장·기업·직원이나 보도 현장을 촬영하거나 재현한 사진이 아닙니다. · M31 NEWS · AI

11월 5일 새벽, 태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가소홀 값이 리터당 0.70바트 내렸다. 국제 유가가 누그러지자 석유연료기금위원회가 내린 결정이다. 그러나 같은 날 경유 값은 움직이지 않았다. 방콕 기준 일반 경유는 리터당 42.54바트, B20은 33.50바트 그대로다. 오히려 일반 경유에 대한 기금 보조금은 리터당 0.16바트 더 줄었다.

승용차를 모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공장을 하는 사람에게 연료비는 곧 경유 값이다. 원료를 실어 오는 트럭, 완제품을 창고와 항구로 보내는 트럭, 거래처 배송 차량이 모두 경유로 달린다. 7월 말 리터당 36바트대였던 일반 경유가 석 달여 만에 42바트를 넘어섰다. 휘발유가 조금 내렸다고 공장의 물류비가 내려가지는 않는다.

더 눈여겨볼 것은 숫자 뒤의 사정이다. 석유연료기금의 적자는 10월 중순 이미 1,000억 바트를 넘었고, 기금은 하루 1억 6천만 바트 넘게 쓰고 있다. 10월 말에는 정유사의 경유 할인 조치도 끝났다. 국제 유가가 내려도 정부가 그 여유를 경유 값을 낮추는 데 쓰기보다 기금의 구멍을 메우는 데 먼저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유 값이 빠르게 내려오리라 기대하고 원가표를 짜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중소 제조업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첫째, 물류비를 따로 떼어 숫자로 보는 것이다. 많은 작은 공장이 운송비를 '기타 비용'에 묻어 둔다. 품목별, 거래처별로 한 번 배송에 얼마가 드는지 계산해 보면 소량 다빈도 배송이 얼마나 비싼지 드러난다. 최소 주문 수량이나 배송 요일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트럭이 덜 달릴 수 있다.

둘째, 계약서의 가격 조항을 다시 읽는 것이다. 유가가 크게 움직일 때 운임이나 납품가를 조정할 수 있는 기준을 미리 정해 두면, 매번 얼굴을 붉히며 협상할 일이 줄어든다. 운송 협력사와도, 납품처와도 마찬가지다. 기준이 투명하면 상대도 받아들이기 쉽다.

셋째, 정부가 할인 폭을 크게 두고 있는 B20 같은 바이오 연료를 쓸 수 있는지 차량과 협력사 단위로 확인해 보는 것이다. 모든 차량에 맞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경유와 리터당 9바트 남짓 나는 차이는 작지 않다. 원료 구매를 묶어 운송 횟수를 줄이는 일도 함께 검토할 만하다.

정부에 바라는 점도 분명하다. 생활비 부담을 덜기 위해 휘발유부터 내리는 판단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생산과 유통의 비용은 경유에서 시작되고, 그 비용은 결국 시장의 물건값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정책의 순서에 반영해야 한다. 기금을 지키는 일과 산업의 숨통을 틔우는 일은 함께 가야 한다. 경유 가격이 언제, 어떤 기준으로 조정되는지 미리 보여 주는 예측 가능한 틀이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인상보다 기업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다음 달 가격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다. 아울러 물류비 부담이 큰 중소기업을 위한 연료 효율 개선이나 운송 공동화 지원도 기금 논의와 나란히 다뤄지기를 바란다.

주유소 가격판에서 가장 먼저 보는 숫자는 사람마다 다르다. 공장을 하는 사람의 눈은 늘 경유 칸에 머문다. 그 숫자가 내려오기를 기다리기보다, 그 숫자에 덜 흔들리는 공장을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다.

참고 자료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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