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비즈니스 관습
명의는 빌려도 신뢰는 빌릴 수 없다
외국인 투자 승인 26% 증가와 노미니 단속, 같은 메시지를 읽어야 한다

같은 주에 두 개의 숫자가 나왔다. 태국 상무부 사업개발국(DBD)은 올해 1~9월 외국인사업법에 따라 내준 외국인 사업 허가와 증명서가 97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었다고 밝혔다. 관련 투자액은 2,711억 바트다. 그보다 이틀 앞선 10월 19일, 아누틴 총리는 외국인이 태국인 명의를 빌려 땅을 소유하는 이른바 '노미니' 사례를 전국적으로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고위험 사례는 12월까지 결론을 내고, 불법 보유가 확인된 토지는 강제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얼핏 보면 문을 열면서 동시에 단속을 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두 소식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정식으로 들어오는 외국 자본은 환영하고, 이름을 빌려 들어온 자본은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총리도 법을 지키는 투명한 외국인 투자는 계속 환영한다고 분명히 했다. 허가를 받은 외국 기업들이 고용한 태국인 근로자가 1년 새 20% 늘었다는 집계도 함께 나왔다. 정식으로 들어온 자본이 일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을 정부도 숫자로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
현장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조사 방식이다. 정부는 등기부와 주주명부에 적힌 이름이 아니라, 실제로 누가 통제하고 누가 이익을 가져가는지를 보겠다고 했다. 자금과 자산의 흐름까지 추적한다고 한다. 서류상 요건만 맞춰 두면 된다는 시대는 끝나 가고 있다는 뜻이다. 태국에서 사업하는 외국인 중소기업 가운데 설립 초기에 사정상 지분 구조를 급하게 짜 둔 곳이 적지 않다. 당장 문제가 없더라도, 지금의 구조를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볼 때다.
중소기업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세 가지다.
첫째, 지분과 토지 명의를 실제와 맞춰 점검하는 것이다. 주주명부의 태국인 주주가 실제로 출자금을 냈는지, 공장 부지가 누구 이름으로 되어 있는지, 그 구조가 외국인사업법과 토지법에 비추어 문제가 없는지를 믿을 만한 법률 전문가와 함께 확인해야 한다. 고칠 부분이 있다면 조사가 오기 전에 고치는 편이 훨씬 덜 아프다.
둘째, 돈의 흐름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자본금 납입, 대여금, 배당, 임대료가 어떤 계좌를 거쳐 오갔는지 증빙을 정리해 두면 그 자체가 가장 확실한 설명이 된다. 정부가 자금 흐름을 보겠다고 한 이상, 장부가 곧 방패다.
셋째, 정식 경로를 다시 검토하는 것이다. 업종과 규모에 따라 외국인 사업 허가, BOI 투자 장려 등 외국인 지분을 합법적으로 인정받는 길이 있다. 올해 승인 건수의 절반가량이 BOI 경로였다는 점은 이 길이 생각보다 넓다는 신호다.
정부와 업계에도 바라는 점이 있다. 우선 어떤 구조가 문제이고 어떤 구조는 괜찮은지 기준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기 바란다. 기준이 흐리면 성실한 기업까지 위축되고, 투자를 저울질하는 기업은 이웃 나라로 눈을 돌린다. 또한 스스로 구조를 바로잡으려는 기업을 위한 상담 창구와 정리 기간을 두는 것이 단속 성과를 높이는 길이다. 상공회의소와 각국 기업인 단체도 회원사를 위한 점검 안내에 나서 주었으면 한다.
명의는 빌릴 수 있어도 신뢰는 빌릴 수 없다. 태국이 외국 기업에 묻는 것은 결국 하나다. 당신의 회사는 보이는 그대로인가. 그 질문에 떳떳하게 답할 수 있는 기업에게 이번 단속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된다.
참고 자료
- Thailand welcomes 971 foreign firms amid nominee crackdown (Thaiger)
- PM Anutin launches three-part Thai land nominee crackdown with probes due by December (Nation Thailand)
- Pledges on investment are up but Foreign Direct Investment for the first six months is down nearly 5% (Thai Examiner)
- Thai PM Orders Nationwide Crackdown on Illegal Nominee Land Holdings (Thailand Business News)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