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회
짐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
태국 학생 45명, 공항에서 멈춘 중국 연수… 해외 캠프·수학여행 앞둔 국제학교 학부모가 확인할 세 가지

지난 10월 15일 저녁, 수완나품 공항에 중국 연수를 떠나려던 학생 약 45명이 교사·보호자와 함께 모였다. 방콕·논타부리·촌부리의 세 학교에서 모인 아이들이었다. 열하루 동안 중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일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항공사 카운터에서 돌아온 답은 예약된 항공권이 없다는 것이었다. 학생 한 명당 3만 9,900밧, 모두 약 179만 밧이 오간 연수였다.
보도에 따르면 주최 측은 중국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내세웠고, 출발 나흘 전 행선지를 시안에서 베이징으로 바꿨다. 이틀 전 설명회에서도 일정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대금은 학교가 아니라 개인 계좌로 보냈다는 보도가 있다. 주최자 한 명은 기초교육위원회(OBEC) 관계자를 자처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OBEC은 개인 차원의 행사였고 기관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고, 교육부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보호자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환불은 학교마다 달라, 전액을 돌려받은 곳과 일부만 받은 곳, 아직 받지 못한 곳이 섞여 있다고 한다.
국제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한국인 학부모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국제학교는 해외 수학여행, 여름 캠프, 대학 탐방, 봉사 프로그램이 유난히 많다. 학교 안내문에 실렸다는 이유만으로, 선생님이 소개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프로그램을 학교 행사로 믿기 쉽다. 이번 일이 보여 준 것은 '학교 이름'과 '학교의 책임'이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공식 직함이나 대학과의 협약서, 방송 출연 이력 같은 그럴듯한 간판은 확인을 대신하지 못한다.
학부모가 지금 확인할 일은 세 가지다.
첫째, 누가 주최하는지 문서로 확인한다. 학교 공식 행사인지, 외부 업체가 운영하고 학교는 장소만 빌려주는지, 교사 개인이 모집하는 것인지를 묻는다. 계약 당사자와 업체의 사업자 등록, 여행업 허가 여부를 서면으로 받아 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기댈 곳이 생긴다.
둘째, 돈의 흐름을 본다. 대금은 학교나 등록된 법인 계좌로 내고 영수증을 받는다. 개인 계좌 송금, 메신저 단체방에서만 오가는 공지는 경고 신호다. 항공권 예약 번호와 숙소 확정서를 출발 전에 요구하는 것은 무례가 아니라 보호자의 당연한 권리다.
셋째, 일이 틀어졌을 때의 길을 미리 묻는다. 여행자 보험 가입 여부, 취소·환불 규정, 현지 비상 연락 책임자가 누구인지 확인한다. 출발 직전 일정 변경이 잦다면 그 자체로 다시 따져 볼 이유가 된다. 아이가 미성년자라면 현지에서 보호 책임을 지는 인솔자가 몇 명인지, 그 인솔자가 누구에게 고용된 사람인지도 함께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학교에도 바라는 점이 있다. 교내에서 홍보되는 외부 프로그램이라면 학교가 최소한의 검증 기준을 갖추고, 공식 행사와 외부 행사를 안내문에서 분명히 구분해 주었으면 한다. 교사가 개인적으로 관여하는 프로그램이라면 그 사실도 보호자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생 대상 해외 연수 운영자에 대한 확인 절차를 학부모가 쉽게 조회할 수 있게 다듬어 주기를 바란다.
해외에서 배우는 경험은 값지다. 그 경험이 아이에게 상처로 남지 않으려면 출발 전의 확인이 먼저다. 여권과 짐을 챙기기 전에, 계약서와 영수증부터 챙길 일이다.
M31 SCHOOL에 먼저 게재된 오피니언을 필자명과 원문을 유지해 함께 싣습니다.
원문 발행일: 2026-10-31T22:55:14.614Z · M31 SCHOOL 원문
참고 자료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