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비즈니스 관습
500만 바트의 창구, 현금보다 기록이 먼저다
중앙은행의 현금 거래 점검 강화, 중소 공장은 결제 방식과 증빙부터 바꿔야 한다

11월 1일부터 태국 은행 창구의 풍경이 조금 달라졌다. 태국중앙은행(BOT)의 새 지침에 따라, 하루 500만 바트 이상의 현금 거래를 지점에서 처리할 때 은행은 강화된 고객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상은 현금 입금, 수표·어음 입금, 바트 지폐 교환, 외화 매매와 환전, 보험료와 투자상품 대금의 현금 납부까지 넓다. 은행은 고객의 위험도에 따라 자금의 출처와 거래 목적을 묻고 증빙 서류를 요구할 수 있고, 평소 거래 패턴과 맞지 않는 거래는 중앙은행에 보고해야 한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같은 전자 거래는 이번 지침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올해 4월 현금 인출 쪽에서 시작된 점검이 이제 돈이 들어오는 길목까지 넓어진 셈이다.
중앙은행이 밝힌 목적은 분명하다. 출처가 불분명한 '회색 자금'이 금융 시스템을 통로로 삼지 못하게 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계좌 동결도, 현금 사용 금지도 아니다. 그럼에도 현장의 제조업체가 이 소식을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태국의 중소 공장은 여전히 현금과 가깝다. 지방 원료 농가, 소규모 운송업자, 일용직 인력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관행이 남아 있고, 시장 도매상이나 오프라인 거래처에게 수금한 현금을 한꺼번에 은행에 넣는 일도 드물지 않다. 연말 성수기에 매출이 몰리면 하루 입금액이 문턱을 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정상적인 사업 대금이라도 설명할 자료가 손에 없으면 창구에서 시간이 걸리고, 처리가 늦어지면 결제 일정이 밀린다. 규제의 표적이 아니어도 준비 부족의 비용은 고스란히 회사가 진다.
중소기업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세 가지다.
첫째, 큰돈은 전자 결제로 옮긴다. 거래처 대금과 급여를 계좌 이체와 프롬프트페이로 돌리면 이번 지침과 무관해지고, 모든 흐름이 기록으로 남는다. 현금을 원하는 거래처가 있다면 이체로 바꿀 때의 이점을 먼저 설명하는 것이 좋다.
둘째, 현금이 오가는 거래마다 증빙을 붙여 둔다. 세금계산서, 납품서, 수금 내역, 급여 대장을 날짜별로 정리해 두면 은행이 출처와 목적을 물을 때 곧바로 답할 수 있다. 이 서류들은 세무 조사나 대출 심사 때도 그대로 회사의 신용이 된다.
셋째, 거래 은행 담당자와 미리 이야기한다. 업종 특성상 큰 현금 입금이 정기적으로 생긴다면 그 사실과 근거를 은행에 먼저 알려 두는 편이 낫다. 평소 패턴이 은행 기록에 쌓여 있으면 '이상 거래'로 분류될 여지도 줄어든다.
정부와 업계에도 바라는 점이 있다. 중앙은행은 은행들이 고객 편의를 충분히 고려하고 영향을 받는 고객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도와야 한다고 했다. 그 약속이 지점마다 같은 기준으로 지켜지려면, 어떤 서류면 충분한지를 은행권이 공통 안내로 정리해 내놓아야 한다. 창구 직원마다 요구가 다르면 성실한 기업만 번거로워진다. 또 영세 사업자와 농가가 전자 결제로 넘어올 수 있도록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사용법 교육을 넓히는 일이 함께 가야 규제의 효과도 커진다. 상공회의소와 업종 단체가 회원사용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도 손쉬운 대책이다.
깨끗한 돈이 손해 보지 않으려면 깨끗하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현금 대신 기록을 쌓는 회사가 결국 은행 창구에서도, 거래처 앞에서도 덜 기다린다.
참고 자료
- Bank of Thailand issues new rules on cash transactions of THB5m or more (Nation Thailand)
- Bank of Thailand sets new checks for cash transactions of 5 million baht or more (Pattaya Mail)
- Thailand Business News — Morning Briefing (2 Nov 2026)
- BOT tightens cash rules, mandates ID checks, and flags transactions over Bt5m as high risk (Thailand Business News)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