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비즈니스 관습
손님보다 먼저 AI가 묻는다
태국 소비자 41%가 AI에서 쇼핑을 시작한다…작은 공장의 새 진열대는 '정확한 정보'다

구글·테마섹·베인앤드컴퍼니가 낸 'e-Conomy SEA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태국 디지털 경제 거래액(GMV)은 720억 달러로 1년 새 19% 늘어날 전망이다. 그중 전자상거래가 430억 달러로 가장 크다. 그런데 이번 보고서에서 더 오래 들여다본 숫자는 따로 있다. 태국 소비자의 구매 여정 41%가 AI 플랫폼에서 시작되고, 80% 넘는 사람이 AI 에이전트에게 구매를 맡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생성형 AI 이용자는 3,100만 명으로 생산가능인구의 63%에 이르고, AI와 나누는 대화의 78%가 태국어다.
현장에서 이 숫자는 진열대가 하나 더 생겼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금까지 중소 제조업체는 매장 선반, 쇼핑앱 검색 순위, 인플루언서 영상을 두고 싸웠다. 이제는 소비자가 "민감한 피부에 쓸 천연 비누 추천해 줘"라고 물을 때 AI가 내놓는 답변이 새 선반이다. 이 선반에는 광고비로 자리를 살 수 없다. AI는 성분, 인증, 사용 후기, 판매처 정보를 긁어모아 비교한다. 정보가 흩어져 있거나 서로 맞지 않는 제품은 후보에서 조용히 빠진다.
화장품은 특히 그렇다. 피부에 닿는 제품이라 AI도 안전성 근거를 먼저 찾는다. 식약청(อย.) 신고번호, 전 성분 표기, GMP 같은 제조 인증이 공개돼 있고 확인 가능한지가 추천의 문턱이 된다. 바꿔 말하면 규정을 성실히 지켜 온 작은 공장에 오히려 기회가 열린 셈이다. 다만 그 성실함이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드러나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세 가지다.
첫째, 제품 정보를 한곳에 정확하게 정리하는 일이다. 자사 홈페이지, 쇼핑몰 상세페이지, 거래처 카탈로그의 성분과 용량, 신고번호가 서로 다르면 AI는 신뢰도를 낮게 본다. 태국어와 영어 두 언어로 같은 내용을 갖춰 두는 것이 기본이다. 제품을 리뉴얼하면 옛 정보까지 함께 고쳐야 한다. 오래된 상세페이지 하나가 새 제품의 신뢰를 깎아 먹는다.
둘째, 인증과 시험 결과를 숨기지 말고 문서로 공개하는 일이다. 인증서 사진 한 장보다 발급 기관과 범위를 글로 적어 두는 편이 낫다. 근거 없는 효능 문구는 규제 위험일 뿐 아니라 AI 비교에서도 불리하다.
셋째, 고객이 실제로 묻는 질문에 답하는 콘텐츠를 쌓는 일이다. 어떤 피부에 맞는지, 무엇이 들어가지 않았는지, 어떻게 보관하는지. 자주 묻는 질문을 성실히 정리한 페이지가 비싼 배너보다 오래 일한다.
정부와 업계에도 바라는 점이 있다. 식약청 신고 정보를 누구나, 그리고 기계가 쉽게 조회할 수 있는 공개 데이터로 정비해 주기 바란다. 그래야 진짜 신고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이 AI 답변에서도 구분된다. 보고서는 플랫폼들이 수익성 개선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짚었다. 판매자 부담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중소기업 지원책이 수수료 인하에만 머물지 말고 상품 데이터 정비와 디지털 역량 교육으로 넓어져야 한다. 업계 단체가 공통 상품정보 양식을 만들어 회원사에 보급하는 것도 방법이다. 큰 회사는 전담 팀을 두고 이 일을 하지만, 직원 몇십 명의 공장은 그럴 여력이 없다.
손님은 여전히 사람이다. 다만 손님보다 먼저 묻는 존재가 생겼다. 그 질문에 정직하고 정확하게 답할 준비가 된 제품만이 다음 장바구니에 오른다.
참고 자료
- Google, Temasek and Bain forecast Thai digital economy GMV of US$72 billion in 2026, up 19% (The Nation)
- e-Conomy SEA 2026 คาดเศรษฐกิจดิจิทัลไทยปี 2569 โต 19% (The Perspective)
- Southeast Asia's digital economy set for $368B GMV in 2026, tracking to $1T by 2035 (Temasek)
- Southeast Asia digital economy to hit $1 trillion by 2035 (Google)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