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경제
지나가는 1조 바트, 머무는 몫은 얼마인가
통과무역은 39% 뛰고 국경무역은 줄었다, 중소 제조업이 그 길에 올라타려면

태국 상무부 대외무역국이 발표한 9월 국경·통과무역 통계는 숫자만 보면 반가운 소식이다. 1~9월 국경무역과 통과무역을 합친 규모는 1조7,600억 바트로 지난해보다 18.8% 늘었다. 특히 태국 땅을 거쳐 제3국으로 오가는 통과무역이 1조920억 바트로 39.3% 뛰며 9개월 만에 1조 바트를 넘어섰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어 흑자 폭도 커졌다. 9월 한 달만 보면 통과무역은 71.7% 늘었고, 상대국은 중국·싱가포르·베트남 순이었다. 주력 품목은 휴대전화와 부품, 컴퓨터, 하드디스크였다.
그런데 같은 표의 다른 줄을 보면 표정이 달라진다. 이웃 나라와 직접 물건을 사고파는 국경무역은 6,721억 바트로 4.2% 줄었다. 캄보디아와의 국경무역은 여전히 0이다. 늘어난 쪽은 대형 전자 기업의 부품과 완제품이 태국 도로를 지나가는 흐름이고, 줄어든 쪽은 지방 도매상과 중소 제조업체가 생활용품·소비재를 실어 보내던 흐름이다. 1조 바트라는 숫자 안에서 우리 같은 작은 공장의 몫이 얼마인지는 따로 따져 볼 일이다.
현장에서 보면 통과무역은 길을 빌려 주는 장사에 가깝다. 트럭과 창고, 통관 대행은 일감이 늘지만, 물건 자체에 태국의 부가가치가 붙는 비중은 크지 않다. 그렇다고 의미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물류 동맥이 굵어졌다는 것은 그 길에 올라탈 방법만 찾으면 중소기업도 더 먼 시장에 닿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 길에 올라타는 방법을 아는 쪽이 대부분 큰 회사라는 데 있다. 작은 공장은 물량이 적어 운임 협상력이 약하고, 통관 서류를 전담할 사람도 부족하다.
중소기업이 지금 해 볼 수 있는 일은 세 가지 정도다.
첫째, 국경 시장을 다시 짜는 것이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와의 국경무역은 49.6% 늘었다. 한 나라의 국경이 막히면 거래처 전체가 멈추는 구조에서 벗어나, 남부 국경과 라오스 경유 노선까지 함께 검토해 둘 필요가 있다.
둘째, 통과무역 노선을 내 물건의 수출로로 보는 것이다. 중국과 베트남으로 가는 정기 물류가 늘었다면 혼적 화물이나 소량 운송을 붙일 여지도 커진다. 거래하는 포워더에게 해당 노선의 소량 선적 조건과 일정부터 물어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셋째, 서류를 먼저 준비하는 것이다. 국경을 넘는 순간 원산지증명, 상대국 등록, 현지어 라벨이 발목을 잡는다. 특히 화장품과 생활용품은 상대국 인허가에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길이 열린 뒤에 준비하면 이미 늦다.
정부에 바라는 점도 분명하다. 통과 화물이 지나가는 길목에 포장·재포장·소량 조립 같은 가공을 붙일 수 있도록 자유무역지대와 내륙 통관 거점을 중소기업에도 문턱 낮게 열어 주었으면 한다. 지나가는 물건에 태국의 손길이 한 번이라도 더 닿아야 숫자가 일자리로 바뀐다. 국경 재개 일정처럼 기업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정보도 가능한 범위에서 미리 알려 주기를 바란다.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작은 업체부터 거래처를 잃는다. 대외무역국이 통계와 함께 업종별 소량 화주를 위한 노선 안내까지 내놓는다면, 숫자가 현장으로 내려오는 속도는 훨씬 빨라질 것이다.
길이 넓어졌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다만 그 길 위를 달리는 트럭에 우리 물건이 몇 상자나 실려 있는지가 진짜 성적표다. 지나가는 1조 바트를 머무는 1조 바트로 바꾸는 일, 거기서부터가 태국 제조업의 다음 과제다.
참고 자료
- Thai transit trade tops THB1 trillion as electronics demand grows (The Nation)
- การค้าชายแดน-ผ่านแดน ก.ย. โต 50.8% รวม 9 เดือนทะลุ 1.76 ล้านล้านบาท (กรุงเทพธุรกิจ)
- ค้าผ่านแดน 9 เดือนทะลุ 1 ล้านล้าน โต 39.3% รับส่งออกสินค้าไอที (Post Today)
- การค้าชายแดนและผ่านแดน ก.ย. 69 พุ่งแรง ดันยอด 9 เดือนแรกทะลุ 1.76 ล้านล้านบาท (Thai PBS)
- ค้าชายแดน-ผ่านแดน ก.ย.พุ่ง 50.8% ยอด 9 เดือนทะลุ 1.76 ล้านล้านบาท (MGR Online)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