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비즈니스 관습
수수료보다 무서운 것은 예고 없는 수수료다
플랫폼 수수료 투명화 고시 초안, 중소 제조사가 지금 챙길 세 가지

태국 공정거래위원회(TCC)가 차량 호출·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구조에 관한 고시 초안을 승인했다. 요율 자체를 정하지는 않는다. 대신 플랫폼이 GP(수수료)를 어떻게 매기는지, 왜 올리거나 내리는지를 운영비·기술 투자 같은 근거를 들어 설명하도록 한다. 오늘(10월 21일)부터 30일간 의견 수렴을 거쳐 12월 중순 시행을 목표로 한다. 시장점유율 10~33%는 시장 지배력, 33% 초과는 지배적 사업자로 보고 규율 대상으로 삼는다. 쇼피·라자다 같은 전자상거래 장터는 별도 지침으로 다루고, 틱톡은 아직 검토 중이다.
숫자가 눈에 들어온다. 2022년 이후 쇼피는 수수료를 열 차례 올려 누적 433%, 라자다는 일곱 차례 올려 367%가 됐다고 한다. 올해 1월부터 10월 7일까지 위원회에 들어온 신고 100건 가운데 37건이 디지털 플랫폼 관련이었고, 라이더와 식당의 불만은 대부분 수수료 문제였다.
공장을 하는 입장에서 이 소식은 남의 일이 아니다. 비누와 바디케어처럼 단가가 낮은 소비재는 온라인 장터가 사실상 진열대다. 원료비와 인건비, 기름값은 조금씩 오르고 판매가는 경쟁 때문에 묶여 있는데, 수수료가 사전 설명 없이 바뀌면 몇 퍼센트의 마진이 한 번에 사라진다. 문제는 요율의 높고 낮음보다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예측이 안 되면 가격도, 생산 계획도, 재고도 정할 수 없다. 작은 회사일수록 이 불확실성을 흡수할 여유가 적다. 대기업은 브랜드 힘으로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거나 다른 채널로 옮길 수 있지만, 중소 제조사는 수수료가 오르면 그만큼 원가를 깎거나 이익을 줄이는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첫째, 채널별 실제 수수료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 판매 수수료만이 아니라 결제·물류·광고·프로모션 참여 비용까지 더해 제품 하나당 손에 남는 금액을 뽑아 보면, 잘 팔리는데 남지 않는 품목이 보인다. 수수료가 바뀔 때마다 이 표를 고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래야 어떤 품목을 묶음으로 팔고 어떤 품목을 채널에서 뺄지 숫자로 판단할 수 있다.
둘째, 한 장터에 매출을 몰지 않아야 한다. 자사몰, 오프라인 거래처, OEM 납품처럼 수수료 구조가 다른 경로를 함께 키워 두면 협상력이 생긴다. 공장의 강점은 직접 만든다는 데 있으니, 재구매 고객과 직접 이어지는 통로를 만드는 일이 장기적으로 가장 싼 보험이다.
셋째, 의견 수렴 기간을 흘려보내지 말아야 한다. 오늘부터 11월 20일까지 30일이다. 업종 협회를 통해서든 개별로든, 일방적 인상 통보나 프로모션 강제 참여 같은 사례를 날짜와 금액이 담긴 기록으로 남겨 두면 규칙을 다듬는 데 쓰일 근거가 된다.
정부와 업계에도 바라는 점이 있다. 투명성 원칙이 배달 앱에서 멈추지 말고 전자상거래 장터에도 같은 무게로 적용되기를 바란다. 요율 인상은 충분한 기간을 두고 미리 알리도록 하고, 판매자가 이의를 제기할 창구를 실제로 작동하게 만들어야 한다. 플랫폼도 수수료를 설명하는 일을 규제 부담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판매자가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좋은 상품이 장터에 오래 남고, 그것이 결국 플랫폼의 경쟁력이다.
수수료는 비용이지만, 예고 없는 수수료는 위험이다. 비용은 감당할 수 있어도 위험은 대비할 수밖에 없다. 이번 고시가 그 위험을 비용으로 되돌리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 자료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