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비즈니스 관습
가격표를 고치기 전에 원가표부터 고쳐라
중소기업 절반이 원가 상승을 예상하지만, 자동화에 투자하겠다는 곳은 1.2%뿐이다

태국 중소기업진흥청(สสว.)이 내놓은 최근 조사에서 중소기업의 50.4%가 앞으로 6개월 안에 사업 원가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비용이 내려갈 것이라는 답은 9.6%에 그쳤다. 원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24.7%)이 가장 많이 꼽혔고, 물류비와 에너지 가격이 각각 11.7%로 뒤를 이었다.
눈길이 가는 숫자는 그다음이다. 원가 상승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물음에 "판매 가격을 올리겠다"는 답이 21.7%로 가장 많았다. 반면 "기계나 자동화에 투자하겠다"는 답은 1.2%, "디지털 기술로 비용을 줄이겠다"는 답은 3.3%에 불과했다.
공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 대비는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가격 인상은 가장 빠른 처방이지만 가장 오래 버티는 처방은 아니다. 업계 단체 쪽에서도 지적하듯 지금은 원가가 오르는 만큼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국면이다. 가격표만 바꾸면 거래처와 소비자는 다른 선택지를 찾는다. 특히 비누·바디케어처럼 대체재가 많고 저가 수입품과 경쟁하는 소비재는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생각보다 좁다.
결국 남는 길은 원가 구조 자체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중소 제조업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세 가지라고 본다.
첫째, 원료별 원가표를 다시 만드는 일이다. 원자재가 가장 큰 변수라면 어떤 원료가 제품 원가에서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지, 대체 가능한 원료나 공급처는 있는지부터 숫자로 정리해야 한다. 막연히 "다 올랐다"고 느끼는 것과, 어느 품목이 얼마나 올랐는지 아는 것은 협상력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둘째, 큰 자동화가 아니라 작은 개선부터 시작하는 일이다. 자동화 투자가 1.2%에 그친 것은 자금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수백만 바트짜리 설비 대신 계량 오차를 줄이는 저울, 불량률을 기록하는 간단한 체크리스트, 전력 사용이 많은 시간대를 조정하는 작업 일정처럼 돈이 적게 드는 개선을 먼저 쌓아야 한다. 원료 1~2%의 손실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가격 인상 못지않은 효과가 날 수 있다.
셋째, 가격을 올려야 한다면 이유를 설명할 준비를 하는 일이다. 일괄 인상보다는 원가 부담이 큰 품목만 선별해 조정하고, 거래처에는 원료 가격 흐름을 근거로 미리 알리는 편이 관계를 지킨다. 용량 조정이나 묶음 구성 변경도 소비자를 속이지 않는 선에서 검토할 만하다.
정부에도 바라는 점이 있다. 정부는 바이오연료 세제 혜택, 태양광 지원 같은 에너지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석유연료기금 부채가 1,000억 바트를 넘은 상황에서 재정으로 가격을 눌러 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가격 보조보다 중소기업이 스스로 원가를 줄이도록 돕는 쪽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소규모 설비 개선에 쓸 수 있는 저리 자금, 에너지 진단과 공정 개선 컨설팅을 신청 절차 없이 가까이에서 받을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 업계 단체가 요구하듯 지원책은 "있는 것"보다 "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원가가 오르는 시기에 가격표를 고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원가표를 고치는 기업만이 다음 비용 파동이 왔을 때 덜 흔들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높은 가격이 아니라 더 정확한 숫자다.
참고 자료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