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비즈니스 관습
하늘길이 바뀌면 공장의 주문서도 바뀐다
외국인 관광객 4% 감소와 바뀌는 관광 지도, 호텔·관광 소비재 납품업체가 지금 점검할 것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17일까지 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2,44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가량 줄었다. 카시콘리서치센터가 항공사 운항 일정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4분기 태국행 국제선은 5.8%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평균 2.5%보다는 높지만 말레이시아·베트남·중국의 증가 속도에는 못 미친다. 출발지별로는 유럽발이 28.6%, 중국발이 21.6% 늘어나는 반면 한국발은 20.5%, 러시아발은 22.5% 줄어든다. 핫야이·끄라비·사무이 같은 남부 관광지의 국제선은 20~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관광의 총량보다 지도가 먼저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나라에서 오는지, 어디로 가는지,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주간 통계에서도 장거리 시장 관광객은 늘고 단거리 시장은 줄었다. 태국호텔협회와 중앙은행의 숙박업 경기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호텔이 3분기 매출 감소를 예상했고, 3성급 이하와 남부 지역의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절반가량은 객실 단가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봤다. 손님은 덜 오는데 값 경쟁은 거세지는 구조다.
비누와 바디케어를 만드는 공장에서 이 흐름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호텔 객실의 어메니티, 관광지 매장의 기념품, 스파의 소모품은 모두 관광객 수와 객실 가동률에 따라 움직인다. 호텔이 단가를 깎으면 그 압력은 곧 납품 단가 협상으로 내려오고, 호텔의 자금 사정이 빠듯해지면 결제일이 먼저 흔들린다. 관광 통계는 결국 몇 달 뒤 우리 공장의 주문서와 미수금 장부에 찍힌다.
중소 제조업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세 가지다.
첫째, 거래처를 지역과 등급별로 다시 나눠 보는 것이다. 매출이 특정 지역이나 특정 등급의 호텔에 몰려 있다면 이번 성수기의 흐름이 그대로 위험이 된다. 늘어나는 장거리 고객이 머무는 곳과 줄어드는 곳을 구분해 영업의 무게를 옮겨야 한다.
둘째, 관광객 수가 아니라 관광객의 성격에 맞춰 제품을 다듬는 것이다. 유럽 등 장거리 시장의 비중이 커지는 흐름이라면 제품이 전해야 할 이야기도 달라진다. 값싼 대량 어메니티로 가격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천연 원료, 리필 용기, 지역 원료처럼 설명할 수 있는 가치를 앞세우는 편이 단가 압박을 견디는 길이다.
셋째, 관광 의존도를 낮추는 판로를 미리 열어 두는 것이다. 국내 소매, 온라인, 수출용 자체 브랜드처럼 관광 경기와 다른 리듬으로 움직이는 매출이 있어야 한 계절의 부진이 회사 전체의 위기로 번지지 않는다.
정부와 업계에도 바라는 점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부과하는 각종 요금은 하나씩 보면 작아 보여도 합쳐지면 여행 비용이 된다. 출국세와 입국세 논의는 세수만이 아니라 경쟁국과의 가격 차이까지 함께 따져 결정해야 한다. 지방 공항의 노선 유치와 남부 관광지에 대한 집중 지원도 서둘러야 한다. 국내 여행 지원책이 대형 호텔과 도시에만 머물지 않도록 설계하는 일도 중요하다. 호텔의 유동성 지원이 결제 지연이라는 형태로 납품업체에 비용을 떠넘기지 않도록 업계의 자율 점검도 필요하다.
관광은 호텔만의 산업이 아니다. 객실 하나에 놓이는 비누 한 장까지 수많은 중소기업의 일이 엮여 있다. 하늘길이 바뀌면 공장의 주문서도 바뀐다. 지도가 다시 그려지는 지금, 먼저 지도를 읽는 회사가 다음 성수기를 맞는다.
참고 자료
- Thailand’s foreign arrivals fall 4.12% in year to October 17 (Nation Thailand)
- Flights into Thailand grow more slowly than those into Vietnam, Malaysia, and China (Thaiger)
- Thailand falls behind Southeast Asian peers in race to build more flight connections as tourism fades (Thai Examiner)
- Thai hotels expect Q3 revenue fall, pin year-end hopes on travel scheme (Nation Thailand)
- Departures tax to be axed as Thailand's hotel sector reels from a debt crisis (Thai Examiner)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