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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바트 관세도 막지 못한 저가 수입품, 답은 가격이 아니라 신뢰다

면세 폐지 열 달, 저가 수입은 여전히 늘어난다. 중소 제조업은 무엇으로 버틸 것인가

M31 NEWS · OPINION · Thailand, Business, Industry
M31 NEWS 오피니언 · 자체 제작 AI 일러스트

태국이 1,500바트 이하 수입품에 대한 면세를 없앤 지 열 달이 지났다. 올해 1월 1일부터 1바트짜리 물건에도 수입관세와 부가가치세 7%가 붙는다. 저가 수입품의 홍수에서 국내 중소기업을 지키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카시콘리서치센터는 올해 저가 수입품이 오히려 전년보다 약 18% 늘어 445억 바트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중 46%가 중국산이다. 반면 세관청은 지난 9월, 회계연도 11개월 동안 저가 수입품에서 40억 바트가 넘는 관세를 걷었고 일부 품목은 국내 판매처로 수요가 옮겨 가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제도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는 셈이다. 큰 그림도 녹록지 않다. 카시콘리서치는 올해 소비재 수입액이 약 1조 3,700억 바트로 4% 넘게 늘 것으로 봤다.

공장에서 보는 결론은 단순하다. 세금은 문을 조금 좁혔을 뿐, 문을 닫지는 못했다. 카시콘리서치에 따르면 패션 제품은 세금을 더한 뒤에도 중국산이 태국산보다 두 배 넘게 싸다. 관세 몇 퍼센트와 부가세 7%로는 메울 수 없는 차이다. 올해 1~8월 의류·신발·가구의 제조업 생산지수가 전년 대비 2~13%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누와 바디케어처럼 단가가 낮고 온라인으로 많이 팔리는 소비재도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수입품이 늘수록 매대와 검색 결과의 자리를 두고 벌이는 경쟁도 치열해진다. 가격으로 맞서는 싸움은 이미 승부가 기울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중소 제조업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첫째, 가격표 대신 증명서를 앞세워야 한다. 태국 식약청(FDA) 등록, GMP·ISO 같은 인증, 성분과 원산지 표기는 소비자에게 '믿고 써도 되는 물건'이라는 신호다. 피부에 닿는 제품일수록 이 신호의 값은 커진다. 인증을 서류함에 넣어 두지 말고 포장과 상품 페이지 맨 앞에 내걸어야 한다.

둘째, 국내 유통의 빈자리를 노려야 한다. 세관청은 면세 폐지 뒤 일부 소비자가 국내 판매처로 돌아섰다고 했다. 빠른 배송, 교환·환불, 현지어로 바로 통하는 고객 응대는 해외 직구가 쉽게 흉내 내지 못한다. 재고를 가까이 두고 하루 이틀 안에 보내는 체계가 곧 경쟁력이다.

셋째, 원가표를 다시 짜야 한다. 수입 원료와 포장재에도 같은 세금이 붙는 만큼 국산 대체가 가능한 품목을 점검하고, 소량 다품종 주문을 감당할 수 있는 생산 구조를 갖춰야 한다. 대량 생산의 단가 경쟁은 피하고, 빠른 납기와 맞춤 생산으로 승부하는 편이 낫다.

정부와 업계에도 바라는 점이 있다. 세금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졌다. 이제는 집행의 문제다. 국내 업체가 지키는 인증·표시 기준을 온라인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에도 똑같이 적용하고, 플랫폼에서의 단속을 꾸준히 이어 가야 한다. 동시에 중소기업이 인증을 받고 디자인과 포장을 개선하는 데 드는 비용을 덜어 주는 지원이 필요하다. 저가 수입품 통계를 품목별로 자주 공개해 업체가 어느 시장이 흔들리는지 미리 알 수 있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업계 단체는 회원사의 품질 정보를 묶어 소비자에게 알리는 공동 창구를 만들 만하다.

싼 물건은 언제나 들어온다. 막을 수 없는 파도라면 배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값으로 이길 수 없는 곳에서는 신뢰로 이겨야 한다.

참고 자료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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