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태국–EFTA FTA 2027년 초 발효를 앞두고 중소 제조업이 지금 준비할 것
원산지·품질 기록·시장 연결, 협정의 문턱을 넘기 위한 공장의 준비

지난 16일 방콕 상무부 청사에서 수파지 수탐판 부총리 겸 상무장관이 스위스 경제부 차관과 스위스 기업 대표단을 맞았다. 네슬레, 퀴네앤드나겔, 노바티스, 로슈 같은 이름이 오갔고,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는 태국–EFTA 자유무역협정의 시행 준비였다. 상무부는 이 자리에서 태국 중소기업이 국제 기준을 갖추고 다국적 기업과 연결되도록 돕는 일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EFTA는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네 나라의 경제 블록이다. 협정은 2025년 1월 서명됐고, 각국의 국내 절차를 거쳐 2027년 초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세뿐 아니라 지식재산권, 통관 원활화, 전자상거래, 지속가능성까지 다루며 중소기업을 위한 장을 따로 두었다.
인구로 보면 작은 시장이다. 그러나 소득 수준이 높고, 품질과 신뢰에 값을 치르는 소비자가 있는 시장이다. 태국 중소 제조업이 저가 경쟁에서 벗어날 출구로 삼기에 손색이 없다.
문제는 그 출구를 누가 쓰느냐다. 외국무역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태국 수출기업이 활용한 FTA 특혜는 1조5,700억 바트로 지난해보다 7.33% 늘었다. 반가운 숫자지만 상위 품목은 두리안, 화물차, 고무, 귀금속이다. 소비재를 만드는 중소 공장의 이름은 아직 잘 보이지 않는다.
현장에서 보면 이유는 단순하다. 관세가 내려가도 원산지를 증명하지 못하고, 성분과 안전성 자료를 갖추지 못하면 혜택은 남의 것이 된다. 화장품과 바디케어 제품은 더 그렇다. 유럽권 바이어는 가격보다 서류를 먼저 묻는다. 원료 규격서, 안전성 평가, 제조 기록, 그리고 그 모두를 받쳐 주는 품질관리 체계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첫째, 원산지부터 계산해 두자. 내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 가운데 수입품 비중이 얼마인지, 협정의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는지 지금 따져 봐야 한다. 발효 뒤에 계산을 시작하면 첫 선적을 놓친다.
둘째, 서류를 바이어의 언어로 정리하자. GMP나 ISO 인증이 있다면 인증서 한 장이 아니라 그것을 뒷받침하는 기록을 영문으로, 바로 꺼내 보일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인증은 문을 두드리는 자격이고, 기록은 문을 열게 하는 열쇠다.
셋째, 혼자 가지 말자. 외국무역국은 올해 8월 'Boost Up SMEs to FTA Markets' 프로그램으로 중소기업들을 스위스와 노르웨이에 데려가 현지 수입업체와 상담하게 했다. 이런 프로그램과 업종 단체를 활용하면 시장 조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정부와 업계에도 바라는 점이 있다. 우선 발효 일정을 하루라도 빨리 확정해 알려 주기 바란다. 공장은 날짜가 있어야 원료를 바꾸고 라벨을 고친다. 품목별 관세 인하 일정과 원산지 기준을 중소기업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태국어 안내를 정비하고, 원산지 증명 발급도 더 간편한 디지털 방식으로 바꿔 주기를 기대한다. 업계 단체는 소량 수출 기업들이 함께 쓸 수 있는 공동 물류와 공동 시험·인증 창구를 고민해 볼 때다.
협정은 문을 열어 줄 뿐이다. 그 문턱을 넘는 발걸음은 각 공장이 준비해야 한다. 2027년은 생각보다 가깝다.
참고 자료
- Suphajee seeks Swiss partnerships to bring Thai SMEs to global markets – The Nation (2026.10.17)
- Thai FTA use hits THB1.57tn as SMEs prepare for early-2027 EFTA launch – The Nation (2026.9.3)
- Thai SMEs urged to utilise FTAs to expand into new markets – Thai PBS World (2026.9.6)
- EFTA – Thailand Free Trade Agreement
필자의 견해를 담은 오피니언입니다.